[6월 15일] 어떻게 살 것인가 - 유시민
유시민의 첫 책으로 시작한다. 한 권의 책, 하나의 문단 이상을 적는 것이 목표이다.
오늘 고른 글은 '어떻게 죽을 것인가'로 시작된 책, <<어떻게 살 것인가>>이다.
2017년 6월 15일에 쓰다.
파티에는 음악이 중요하다.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을 정리하던 때, 하루종일 멜라니 사프카의 'the saddest thing'과 'dust in the wind'를 듣곤 했는데, 내 장례 파티에서도 한 번쯤은 듣고 싶다. 나미의 '즐거운 인생', 싸이의 '챔피언'도 좋다. 이선희의 '아 옛날이여'도 들어야 한다. 그것은 내 인생의 노래이다. 마산교도소 특수독방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마치 드넓은 풀밭을 내달리는 자유인이 된 것 같았다. 소년 시절과 청년기에 수도 없이 불렀던 송창식의 '고래사냥'과 조용필의 '단발머리', 거리에서 악을 쓰며 외쳤던 '임을 위한 행진곡' '불나비' '민들레처럼'도 함께 불러보자. 술이 빠질 수 없다. 맥주는 독일산 '바르슈타이너', 포도주는 프랑스산 '까베르네 쇼비뇽', 소주는 아무거나, 막걸리는 고양시에 있는 배다리양조장 것이 좋겠다.
여기에 누구를 초대할까? 아내와 내가 둘 다 건강하다면, 그리고 아내가 찬성한다면 둘이 함께 초청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. ......
... 이것은 추억, 사랑, 용서를 위한 파티이다. 여기서 우리는 공유하고 있는 인생의 한 조각 또는 큰 덩어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. ......
잔치가 끝나고 나면, 내 삶은 조금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는 마지막 페이지로 넘어간다. 그 페이지마저 넘어가면 내 정신은 사라지고 생명활동이 멈춘 육체만 남을 것이다. 그것도 잘 떠나게 해야 한다. ......
마지막은 화장이다. .....
깨끗하고 편리하게 살겠다고 지구에 폐를 많이 끼쳤다. ......
나는 몸이 죽은 후에도 살아남는 영혼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. .......
더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은 더 축복으로 다가온다. ...... 때가 되면 나는, 그렇게 웃으며 지구 행성을 떠나고 싶다.
<<어떻게 살 것인가>>, 유시민, 334-339p 아포리아